이번엔 음양에 대한 이론을 ' 신약 ' 이란 책에서 인용해 보겠다.

「 우주의 탄생의 주된 기운은 음기(陰氣)이다. 이 음기는 수억년에 걸쳐 기운이 커지다가 냉기(冷氣)로 되고, 이 냉기에서 습기가 생기고, 습기에서 수기가 생긴다. 이 수(水)기가 극냉속에서 수억년을 동결하는 동안 빙(氷)세계로 되고 그 중심부에서 냉극·발열하여 고열이 발생, 양기가 여기서 생긴다. 이 상태는 태극이라 할수 있지만 음양은 아직 갈라져 나오지 않았다. 비로소 태극이 양의를 생하게 되면 수(水)는 양이고, 화(火)는 음이며, 냉기는 음기이고, 열기는 양기이다. 」

- 신약 대도론 中 인산 김일훈 -

氣에 대해서는 본문중에서 다시 다룬다. 보통 음양론에선 水는 음이고 火는 양이라 하는데 김일훈은 水를 양이라 火를 음이라 하였다. 물은 그 내부에 생명체를 담을수 있고, 불은 타고나면 재가 되는 죽음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이렇게 말하였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氣론자인 서화담은 太虛가 담일청허(澹一淸虛)하여 음양을 낳았다 하는데 잘은 모르겠으나 아마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

「 수(水)는 양이나 냉기는 음기니 음기가 번성하면 양을 생(生)하고, 냉기가 번성하여 극강해지면 냉극·발열하여 열기가 발생한다. 열기는 양기, 화(火)는 음이니 이 음과 양을(火와 水를)양의라 한다. 우주에 냉이 있고 그와 함께 열이 생겨나니 이 또한 양의다. 음은 양을 낳으며 태양은 분열하여 억천만상의 세계를 낳으니 그 중에 하나가 지구요, 이 지구에는 인류를 위시한 수많은 생물이 생장하게 되는 것이다. 우주는 음중양생하며, 태양이 화생되어 나오고, 이 태양이 분열하여 양생만상하고, 만상은 지구에서 양중생음 하며, 음물(陰物)이 생겨나오니 음생만물이다. 」

- 우주의 신비 김일훈 -

실증적인 분석이 아니고 직관적이라 할 수 있는데 허황되다고 생각될 정도로 생략이 많은 글이다. 즉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느것이 더 중요하지도 덜 중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실증적 분석이 나무라면 이러한 글은 산밖에서 보는 숲이라 할수 있다. 이러한 글을 제대로 설명하기엔 필자는 역부족이다.

「 저 하늘과 땅사이에 차있는 것은 氣(음양)아닌 것이 없다. 음이 엉기고 모여 밖에 있는 양이 들어가지 못하고 돌고돌아 바람이 된다. 만물의 기운이 비록 간()에서 나와 곤()으로 들어간다 말하나 그 음이 모이는 것이 일정한 곳이 없는 만큼 양이 흩어지는 것도 방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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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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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말에 올해의 우뢰는 일어나는 곳에서 일어난다 했는데 나 또한 나뭇가지가 흔들거리는 것이 기운이 부딪혀 일어났다가 기운이 멈추면 그치는 것으로 처음부터 나가고 들어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

- 율곡의 사상 中 천도책 -

현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물망처럼 얽혀 있으며 우연적임을 말하고 있다. 음양론이 理氣론과 결합되면 천지간의 음양은 필연이 된다. 그것을 부정하는 글이다.

주자는 기(氣)를 두고 음양이라고 했는데 氣는 음양이 아니다. 즉 氣가 바로 음양이 아니다는 말이다. 음양과 기는 때론 기로 음양을 말해야 하고, 때론 음양으로 氣를 설명하는 관계라 할 수 있다.

「 음과 양은 처음도 없고, 끝도 없고, 바깥도 없으며, 생각컨대 역에 태극이 있고 이로써 양의가 생긴다고 말했을 뿐, 음양을 말하지 않은 것은 즉 태극이 음양을 낳았다고 말하지 않은 것은, 본래있는 것은 처음 생기는 때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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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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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과 양 두끝은 돌고 돌기를 마지않아 본래 처음이 없는 것으로 음이 다하면 양이 생기고, 양이 다하면 음이 생겨 한음과 한양이 태극이 아닌 것이 없다. 이것이 태극이 만화와 만품의 뿌리가 되는 까닭이다.

지금 담일적연한 기운이 음양을 낳았다하면 이것은 음양에 처음이 있는 것이니 처음이 있다면 곧 끝이 있을 것이고 그러면 음양의 기능이 끝난지가 오래일 것이니 어찌 그렇게 되겠는가. 」

- 이 율곡 -

담일적연(澹一寂然), 담일허명(澹一虛明), 담일청허(澹一淸虛) 등은 氣론에서 쓰는 말들로 아무것도 없는 듯 텅비어 있는 듯 하면서도 감감하고 막막한 상태, 그러면서도 무언가 일어날듯한 조짐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 아마 음과 양은 처음도 없고 끝도 없으며 바깥도 없으며 일찍이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지 않은때가 없습니다.

대저 음과 양 두끝은(端) 돌고돌기를 마지않아 본래 처음이 없는 것으로 음이 다하면 양이 생기고 양이 다하면 음이 생겨 한음과 한양에 태극이 없는 것이 없습니다. 」

- 이 율곡 -

단지 필자는 이러한 글에서 하나의 둥그런 ○ 을 생각하여 보았다. 파란 안경을 끼고 보면 모든 것은 파란 안경을 통해 나의 눈으로 감각되어 올 것이다. 아마 필자가 그런 맞춰끼우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仁山의 글과는 어긋나는 생각이다. 김일훈은 서화담의 氣이론과 같은것으로 생각된다. 이율곡은 주기(主氣)론자이다. 기(氣)를 주로하면서도 리(理)를 따지는 생각이다. - 理氣에 대해선 유학편에서 다시 다룬다 - 율곡이 생각하는 음양은 처음도 끝도 없는 하나의 둥근원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민족의 3대 경전 중 하나였다는 천부경 역시 원의 관념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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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始 無 始 一 析 三 極 無

盡 本 天 一 一 地 一 二 人

一 三 一 積 十 鉅 无 궤 化

三 天 二 三 地 二 三 人 二

三 大 三 合 六 生 七 八 九

運 三 四 成 環 五 七 一 妙

衍 萬 往 萬 來 用 變 不 動

本 本 心 本 太 陽 昻 明 人

中 天 地 一 一 終 無 終 一

가로, 세로 각각 9행으로된 이글은 아직 완벽한 해석을 못내리고 있는 글이다. 어쩌면 캐고캐도 새로운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글일것도 같다. 이글은 처음과 끝이 서로 상대적으로 쓰여있음을 알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로 시작했으되 그 처음이 없고 하나로 끝나도 그 끝이 없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동그라미 이다. 천부경은 한편으로는 거대한 우주에서 시작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을 말하고 있는 글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