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신과 숙신, 조선

이번엔 조선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조선(朝鮮)이라는 나라명은 단군조선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 단군조선 " 할 때의 " 조선 " 은 왜 한자로 조선(朝鮮)이라 쓰게 되었을까?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이 그 옛날에도 ' 조용한 아침의 나라 ' 라는 뜻에 朝鮮이라하였을까? 그렇다고 하자, 그렇다면 아침의 나라를 우리 옛글로 하면 무엇이 될까? 아사달, 아사라 가 될 것이다. 혹 새라, 새달이 될 수도 있다. 이중 아사달의 발음은 단국조선이 도읍지로 정했던 곳의 이름이다. 일본어는 한국의 옛음의 형태를 많이 보존하고 있다. 이는 일본과 한국이 과거에 많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특히 백제와 관련이 많다.)

일본은 이미 8세기에 한자를 읽기 위한 문자와 그 발음을 적기 위한 글자와 음을 만들었기에 비교적 한국옛글의 소리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일본어로 아사는 아침이다. " 아사 " 가 우리옛말에서도 아침을 뜻했다면 아사달은 아침의 땅, 아침의 나라, 새로운 땅, 처음시작하는 땅이라는 뜻이된다.

신채호는 조선의 어원은 숙신(肅愼:고조선시대에 지금의 만주, 연해주 지방에 살던 퉁구스 족)이라고 한다. 만주원류고에는 주신(珠申: 만주어 쥬신)이라는 말은 소속관경을 뜻한다 나와있다. 임승국 교수는 < 주신 > 이 숙신의 어원이요 조선의 뜻이기도 하다고 한다. 소속관경이라는 말은 우리말로 하면 " 울을 둘러친금 " 이나 " 가울 " 이 될 것이다. 만주원류고는 청나라때 쓰여진 책이다. 중원대륙을 정복한 여진족이 " 조선 " 의 뿌리를 만주지역에 둠으로써 조선이 청의 제후국 이라는 것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위의 글처럼 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 조선 " 이라는 음의 어원이 주신이고 그 민족의 기원이 만주지역에 있었으며 " 숙신 " 역시 " 주신 " 이 그 어원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제후국이니 형제국이니 하는 것은 역사적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역사적 상황에서 강하거나 유리한 입장에 있을 때는 얼마든지 자신들의 의지대로 부를 수도 있는 일이다.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여진족)은 이제는 모두 고유의 말과 풍습과 " 문화 " 를 잃어버린채 중국에 동화되어 버렸다. 오늘날의 중국 역시 청나라를 이민족이 세운 나라가 아니라 그들 자신의 역사로 규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숙신이 속한 퉁구스 족은 한문으로는 선비국 또는 통고사 국으로 씌여졌으며 터키, 투르크는 이 " 퉁구 " 라는 발음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전에는 선비족은 (鮮卑) 고대 북아시아의 몽골족에 속하는 유목민족이며 통그스족은 동부 시베리아 중국 만주등지에 분포하는 몽골계의 한종족이라 되어있다. 퉁구스는 (탕 / 텅 / 통 / 퉁 / 당 / 덩 / 동 / 둥) 즉 둥글다, 둥굴다, 퉁글다는 뜻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상을 간추리면 대략 숙신은 중국북부 만주와 몽골 등에 걸쳐 존재하는 종족을 가리킴을 알 수 있다. 과거 단군조선의 영역과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숙신은 그 글자의 뜻으로는 정숙하고 혹 조용하고 삼감을 뜻한다. 그렇다면 " 숙신 " 은 누가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이며 그 원래의 뜻이나 발음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 늑대와 함께 춤을 " 에 나오는 한 인디언의 이름은 " 주먹쥐고 일어서 "이다. 이런생각을 그대로 한문으로 하면 간단히 악립("握立")이라 쓸 수 있을 것이다. 혹 기립(氣立)이니 용립(勇立)이라 쓸수도 있을것이다. 이런 경우는 현재에 있어서도 별로 다른바 없겠지만 옛날에도 그러했을 것이다.

옛말과 옛글은 모두 머리 속의 생각이 기호로 표현된 것이다. 그러한 머리 속의 생각은 한자(漢字)로 적어야 하였다. 주먹쥐고 일어서는 握立, 氣立, 勇立 등의 방법도 취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숙신과 조선은 한자로는 다르지만 우리말로는 다같이 해가 뜨는 조용한 아침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냥 아침이 아니다. 처음을 뜻하는 아침인 것이다. 처음이다. 새롭다. 밝다. 환하다. 경이롭다. 신선하다. 조용하다는 이미지를 " 조선과 숙신 " 은 갖고 있는 것이다. 조선은 밝은땅 즉 박달이 뜻으로 표현된 글과 말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한자를 우리말에 맞춰 적으며 단지 음만 취한 것이 아니라 뜻도 취했다는 것이된다.

크게 거친땅 (만주) 가운데 산이 있으니 이름을 불함산이라 한다. 숙신씨 나라에 있다. 숙신국은 白民의 나라에 있으며 . . . 북쪽에 나무가 있는데 이름을 웅상(雄常)이라 한다.

- 산해경 -

과거 최남선이 불함문화론을 외쳤었다. 불함산은 하얼빈 남부에 있는 완달산을 가리킨다 한다. 여기서 불함문화란 우리민족을 근간으로 하여 이루어진 백두산 중심의 고대문화를 말한다. 여기쓰인 숙신(肅愼)은 중국인이 불함산이 있는 나라를 가리켜 쓴말이다. 이 숙신은 산해경의 저자가 " 숙신 " 이라는 발음을 가차한 것일 수도 있고 형성자를 만들 것일 수도 있고 百濟나 高麗처럼 그 지역의 종족들이 스스로 肅愼이라 한자로 써서 대외적으로 적던 문자를 그대로 적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후대에 산해경의 저자가 옛기록과 이야기들을 적다가 새로 지어냈을 수도 있다.

숙신이 우리고유의 " 말소리 " 였다면 한자 숙신(肅愼)은 중국인이 가차한 자이거나, 대외 표기용의 글자일텐데 이 때는 어느때부터 이처럼 완성된 한자 표기를 썼는냐가 문제가 된다. 오늘날과 같은 한자의 모양은 진시황의 문자통일정책과 전한시대를 거치며 모양을 갖추었는데 이때 桓족의 수많은 나라중 어느 나라가 肅愼이라는 한자를 사용했으며 그렇다면 숙신은 많은 나라중 단지 하나의 나라를 가리키느냐가 문제가 된다. 그리고 조선은 또 무엇이냐도 문제가 된다. 고대사를 파고들수록 점점더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 조선에 대한 글풀이에서 " 조선 " 은 나라의 이름이라기 보다는 겨레, 종족의 이름이라는 풀이도 나와있다. 강길운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 >에 의하면 " 조선 " 곧 " 숙신 " 은 중국의 동북지방을 중심으로 살던 종족을 가리키며 부족국가 사회로 되면서 겨레의 이름이 나라의 이름으로 되었다고 한다. 」

- 정 호 완 -

세계의 여러나라 중 German, Norway, Russia, Turkey, Turk, 몽골 등 종족이름이 나라 이름으로 된 경우는 매우 많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알파벳이 아니라 뜻글인 한자로 옮겨 적으며 그리고 그 이후 시간이 흐르며 그 " 소리글 " 과 " 소리말 " 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조선이라는 글자도 처음에 음과 뜻이 만들어지고 시간이 흐르며 이와 같은 과정을 겪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발음이 " 조선 " 이지만 600년전 이조가 건국할 때도 그 이전 " 단군조선 "이라 할 때도 발음이 " 조선 " 이었는지는 녹음기로 기록되어 있지 않는 한 어느 누구의 견해도 일리 있는 편견일 뿐이다.

이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 사항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 조선 " 또는 " 숙신 " 이 새롭다, 밝다, 환하다, 경이롭다, 신선하다, 조용하다는 의미에서 이름되어 졌다는 것과 즉 뜻을 빌려 왔다는 것과 만주지역의 말인 소속관경을 뜻하는 쥬신, 주신 등에서 조선이나 숙신이 기원한다는 것이다. 즉 음을 빌려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주말의 쥬신, 주신등도 한자로 표기되었던 글과 음들이라 그 이전의 어떤 " ○○ " 라는 발음에서 단군조선 할 때의 " 조선 " 이라는 음과 글이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선 꽤많은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 조선 < 소선 < 솟선 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선은 소선이며 소는 솟다는 의미, 선은 신이나 통치자를 가리키는 고유의 우리말이라는 것이다. )

첫째의 가정은 " 조선 " 또는 " 숙신 ", " 쥬신 " 등은 " 한단 " 에서 갈라져나온 여러 종족들이 " 한자 " 를 사용하며 밝다, 새롭다, 환하다, 신선하다, 조용하다, 경이롭다 등의 의미에서 저마다 자기 부족 혹 국가의 이름을 정한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고구려, 신라, 백제가 각기 가우리, 새라불, 박재등 비슷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소리로 스스로를 변별하고 있듯 조선, 숙신, 주신, 쥬신 또한 그러하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당시는 지금보다 영토도 넓었고 그럼에 따라 지역고유의 방언이나 사투리의 형태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주신(珠申) 또한 그러하다 珠는 " 구슬 주 " 자 이며, 원이 아니라 " 구 형체 " 를 말한다. 사실 원의 개념은 2차원적인 것이고 3차원의 개념으로 하여 [ ]와 같은 형태가 원보다 정확한 인간과 우주의 모습이며 " 울 " 을 뜻하기도 한다. 珠申은 우주의 지배자란 뜻이다. 주신은 단어가 만들어진 뜻으로 보아선 고구려나 조선보다 범위가 훨씬크다 하겠다. 자 / 저 / 조 / 주 로 보면 조와 주도 발음의 연계가 가능하다. 어떤 사람들은 조선은 쥬신에서 나왔고 주신은 숙신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모두 둥글다, 밝다, 크다 , 새롭다 하는 " 박달 ", " 아사달 " 에서 밝은땅의 관념에서 그 이름들이 여러 가지로소리와 말이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단순하고 간단해진다. 숙신, 쥬신, 조선등은 지금의 사투리처럼 여러 가지로 다르게 표현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한자를 사용하게 되며 서로 여러나라 간에 자기들식으로 적거나 여러의미로 씌어지고 후에는 그 한자에 의해 발음이 정해져 내려왔을 뿐 거의 비슷비슷하고 같은 의미에서 생겨난 단어라는 것이다.

지금의 한국(韓國)의 " 韓 "이라는 글자 역시 후에는 종족이나 " 왕 " 이나 " 나라 " 의 의미로 쓰여졌지만 원래는 " 크다 " 는 뜻이 었었다. 조선은 밝은 땅 (박달 > 배달)과 아사달(새로운 땅, 터전)에서 그음과 글자가 만들어진 것이 된다.

이상은 조선 , 숙신이 뜻으로 만들어 졌을 경우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조선, 숙신이 만주어 즉 옛 단군 조선의 영역에서 소속관경을 뜻하는 쥬신에서 만들어 졌다고 생각해 보자, 즉 이번엔 단순히 음빌리기를 한 경우이다. 쥬신은 ' 지우신 ' 이 빨리 읽혀질 경우에 발음되는 " 소리 " 이다. 지우신은 " 지우 " 와 " 신 "의 합자이다. " 신 " 이라는 " 소리 " 즉 발음은 단군조선의 삼한인 辰韓(진한, 신한), 番韓(번한, 불한), 莫韓(막한 또는 馬韓)중에서 가장 우두머리 격인 辰韓(신한)의 " 신 " 이 의미하듯 가장 높음을 뜻하는 고유의 우리말이다. (아마 이 음이 중국의 한자 神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 ' 지우 ' 는 ' 치우 ' 가 약화된 발음이라 생각될 수 있다( 찌> 치> 지 변화. 고어에는 신치가 신지로 발음되는 현상도 있다. ) 치우는 단군왕검이전 한웅이 연 신시시대에 중원과 동북아시아를 가장 통틀어 가장 강력한 무력을 떨쳤던 왕이었다. 치우천왕은 무력적으로 가장 강하였고 크게 영토를 넓혀 중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神으로써 받들었었다 한다. 치우신은 치우가 통치했던 영역을 가리키는 말이었을 것이다. 辰韓이 삼한중의 우두머리 이면서 동시에 신(辰)이라는 지역의 왕을 의미하듯 치우신 > 지우신은 후대로 내려오며 소속관경을 뜻하는 말이 되었을 것도 같다. 그리하여 쥬신은 그냥 자기나라이다. 더 이상 무슨뜻이 필요한가?

치우신> 지우신 >쥬신 >주신 이 지역적으로 방언이 섞여 조선, 숙신 등의 발음들이 생겨 났다는 것이 두 번째 음빌리기의 주장이다. 조선은 음빌리기와 뜻빌리기의 두가지 방법을 다 구사 한 것이다. 이는 삼국시대의 다른 국가들도 이렇게 하였다. ( 이당시 만주, 황하, 하류, 한반도 만리장성 북부 지역에 살던 부족들을 이름하는 한자어는 매우 많다. 이 모든 한자가 가리키는 부족들을 임의로 필자 마음대로 흉노, 선비, 거란, 융(戎), 적(狄), 말갈, 여진 등 등을 桓族이라 말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 조선은 옛 말로 하여보면 아사고울이다. 고울 선(鮮)자를 쓴 이유가 "고을"을 표현하기 위함이었다면 아사고울은 아사달 과도 별반 다를것이 없다. 이는 고구려 할 때의 려(麗)자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