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음인의 턱은 마땅히 驕(교)한 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태음인의 턱에 만일 驕한 마음이 없다면 세상에 둘도 없는 籌策(주책)이 반드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소음인의 가슴(臆)은 마땅히 矜(긍)한 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소음인의 가슴에 만일 矜(긍)한 마음이 없다면 세상에 둘도 없는 경륜(經綸)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태양인의 배꼽(臍)은 마땅히 伐(벌)한 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태양인의 배꼽에 만일 伐한 마음이 없다면 세상에 둘도 없는 행검(行儉)이 여기 있을 것이다. 소양인의 배(腹)는 마땅히 과장이나 과시의 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소양인의 배에 과(  )의 마음이 없다면 세상이 둘도 없는 도량(度量)이 반드시 여기에 있을 것이다. 」

- 원 문 -

驕(교), 矜(긍), 伐(벌),      (과)      주책, 경륜, 행검, 도량

다시 한 번 간략히 정리하겠다.

驕(교)는 너무도 잘나서 자기가 최고로 똑똑하다 다른 사람은 그만 못한 것이다. 남들 머리 꼭대기 위에서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교만하다" 말할 때의 의미이다.

矜(긍)은 남들은 어떻건 스스로는 할 바를 다했고 정당한 것이다. 지나치게 자기 생각 만하고 외부적으로는 폐쇄되어 있는 것이다.

벌(伐)은 자기자랑만 하고 나서며 크게 떠벌리는 것이다. 명예의식이기도 하고 영웅주의 이기도 한 것이다.

과(   )는 작은 일도 크게 부풀려 말해 그럴듯하게 꾸미거나 자기가 이런 사람이라며 노골적으로 때론 은근히라도 으쓱대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과시이기도 과장이기도 하다.

주책은 謀와도 의미가 통하는 바가 있다. 여러 가지 생각 끝에 이끌어낸 꾀, 계책, 해결책, 방법론, 등을 말한다.

경륜은 지(知)와도 의미가 통한다. 하고자 하는 바를 지식과 경험을 통한 절차와 계획을 잘짜서 하는 것이다.

행검은 力과도 의미가 통한다. 하고자하는 바를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이다.

도량은 재(材)와도 의미가 통한다. 자로 잰 듯 정확히 분석한 뒤 융통성 있게 신축성 있게 행위 하는 것이다. . 이런 생각을 하여보자.

여기 두명의 씨름 선수가 있다하자 A와 B 두 선수는 모두 힘이 장사이다. 그런데 두명중 A가 B보다 힘이 조금 더 세다하자. 힘으로써만 대결한다면 B는 항상 A에게 질 것이다. 그럼 항상 B는 A에게 져야만 하는가. 아니다! B는 기술을 사용하면 A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A와 B는 아직 서로를 모르는 처음 만난 사이라 하자. A와 B는 같이 샅바를 싸쥐고 일어 설 것이다. 심판이 양선수의 등을 두들기기전 두 선수는 밀고 댕기며 상대의 힘을 가늠해 볼 것이다. 심판이 시작을 알리고 으샤샤하고 힘을 주며 B는 힘으로는 안되겠구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B도 힘이 장사라 호락호락 넘어가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힘으로 계속하다간 스스로가 안될 것임을 알 것이다. B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아니 B는 본능적으로 어떻게 나설게 될까 (속임수기술이나 기타 장외의 변수는 생각지 말자) B가 비록 힘이 좀 딸리더라도 B가 진다는 보장은 없다. B는 기술이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B가 이겼다 하자 그럼 A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물론 A도 힘뿐만 아니라 기술을 기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B는 더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상은 이와 같다 하고 싶다. 거기엔 속임수도 있다. A는 세상이고 B는 나인 것이다. A는 B보다 조금 쎈 것이 아니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엄청 쎄다. B는 머리를 쓸 것이다. 결코 질 수 없는 것이다. 주책, 경륜, 행검, 도량은 바로 B가 머리를 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바람이 부는 날 바닷가 바위 위에 서보라. 날 삼켜먹을 듯이 구렁이처럼 입을 쩍 벌리며 다가와선 하얗게 부서져나가는 파도를 보라. 당신은 어떤 크나큰 힘을 느끼고 그 속에 몸을 던졌다간 뼈도 제대로 추리지 못할 것이다. 당신이 그 집채만한 파도속에서 떠밀리지 않을 수 있을까. 당신이 그바다의 울부짖음을 잠재울 수 있을까?

A는 다름아니라 사람들이다. B는 한 사람이다. 그런데 A는 무자비한 사람들이 아니다. A는 각기 저마다의 생활, 이해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각기 자신의 틀을 갖고 그 틀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고 A 속의 한 명에게 B는 바로 A이다. 당신은 바로 A가 되는 것이고, A 속의 하나가 B인 것이다. A는 바로 무수한 B로 구성되어져 있는 것이다. B에게 A는 거대한 대양의 파도이다. 코리언리그 결승전이 끝나고 밀려나오는 사람들 속에 당신을 떠밀리고 떠밀기도 하면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도 된다. 당신은 무기력하게 떠밀리고 떠밀기도 하면서 당신의 두발은 계속 버티면서 앞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모두가 다 주춤주춤 뒤로 몸을 버티는데도 그 어떤 힘에 밀려 떠밀려 가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당신은 떠밀리기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교, 긍, 벌, 과, 주책, 경륜, 행검, 사고 모두 한 인간의 마음속에 들어있다. 한 인간은 때론 교(驕)하고, 때론 긍(矜)하고, 때론 벌(伐)하고, 때론 과(   )한다. 한인간은 때론 교하기도 하여야 하고, 때론 긍하기도 하여야 하며, 때론 벌하기도 하여야 하며, 때론 과하기도 하여야 한다. 한인간은 주책을 하고, 하여야 하고, 경륜을 하고, 하여야 하고, 행검을 하고, 하여야 하고, 도량을 하고, 하여야 한다. 교, 긍, 벌, 과, 주책, 경륜, 행검, 도량은 한인간이 모두 구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인에 따라 어느 하나가 좀, 혹은 더욱 두드러진다.

태음인은 교(驕)와 주책이 소음인은 긍(矜)과 경륜이 태양인은 벌(伐)과 행검이 소양인은  "과"와 도량이 두드러진다. 교, 긍, 벌, 과는 지나치지만 않다면 별문제 될 것이 없다. 때론 좀 지나쳐도 문제될 것이 없다할수도 있다. 그러나 과하게 지나치게 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철망이 있고 철망 저쪽에 사람이나 건물이 있다 하자. 당신의 눈이 철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면 철망은 또렷이 보인다. 그러나 사람이나 건물은 철망에 가려져 있게 보일 것이다.

당신의 시선이 생각이, 사람이나 건물에 있다면 철망은 거의 사라져 있는 듯 사람이나 건물이 보일 것이다. 이런 경우도 들 수 있다. 차속에 사람이 있고 유리창이 올려져 있고 유리창에 사람이나 건물이 비치고 있다하자 당신이 차 속의 사람을 보려할 때 당신은 그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때는 차창에 비친 사람이나 건물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차창에 비친 모습을 볼땐 차창속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교, 긍, 벌, 과와 주책, 경륜, 행검, 도량도 이와 같다. 당신이 교(驕)에 집착할수록 즉 마치 자신만이 최고 똑똑하다거나 자기 혼자서도 남들일까지 다 알아서 처리 할 수 있다고 생각할수록 꾀, 계책등은 제대로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이 남들 마음까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일을 하는데 꾀나 계책 등이 나올 수가 있겠는가. 이점은 나머지도 그러하다. 당신이 矜(긍)에 집착할수록 경륜 즉 일을 잘 꾸려나가는 일은 잘 안될 수밖에 없다.

무슨 일을 하건 다른 사람이 뭐라건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입을 막아 버리고 무슨 일을 하건 당신은 책임이 없다거나 정당했다고 타당했다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우기는데 어떻게 경륜이 좋을 수가 있겠는가.

당신이 벌(伐)에 집착하여도 마찬가지이다. 무슨 일을 하건 이름을 남기고 공을 세우고 명예를 드높일 생각밖에 안한다면 행검이 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과(  )가 지나쳐도 그러하다. 대수롭지 않은 일도 뻥튀기를 해 폼잡고 으스대며 뽐내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자로잰 듯 정확히 재어 헤아리고 평가하는 도량은 발휘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태음인에게는 驕를 소음인더러는 矜을 태양인더러는 伐을 소양인더러는 과장 ,과시를 경계하라 하였을까? 마침 태음인을 말할 때 쓴 턱은 태양의 부위인 상초에 속하고 소음인을 말하며 쓴 가슴은 소양의 부위인 중상초에 태양인을 말하며 쓴 배꼽은 태음의 부위인 중하초에 소양인을 말하며 쓴 배는 소음의 부위인 하초에 속해있다 ( 태음인과 태음을, 소음인과 소음을, 태양인과 태양을, 소양인과 소양을 혼동치 말라 ).

이는 각 상인이 취약한 장부가 속한 곳이기도 하다. 이것은 이러할 것 같다. 각장부는 모두 이오를 수행해야 한다. 그래야 정상적으로 먹고 소화하고 힘을 내고 배설한다. 때문에 좀 기능이 떨어지는 장부는 선천적으로 주어진 기능 이상을 발휘하여야 한다.

교, 긍, 벌, 과가 지나치기 쉬운 것은 폐, 비, 간, 신이 "이오"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기능이상을 발휘하려하며 희, 노, 애, 락의 氣도 급해지고 이에따라 주책, 경륜, 행검, 도량도 민감해지고 사고에도 그러한 영향이 미치게 되는 것같다.

교긍벌과의 구별은 그 국가의 문화 형태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소음형 국가는 긍심이 두드러진다. 태음형 국가는 교심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소양형 국가는 과심이 두드러져 나타난다. 물론 가정일 뿐이지만 한 번 읽어나 보라. 가령 소양형 국가는 전체적으로는 과심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세포단위로 미시적 분석이 이루어질 때는 지역에 따라 집단에 따라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양형 국가의 사람들 모두는 빠름, 재간, 과심에 물들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왜? 그렇지 않으면 그 사회에선 인정받지 못하거나 도태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힘이 세고 날고 기어도 "빠름"의 특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결국 뒤통수를 얻어맞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소양형 문화에선 거대한 파도는 당신을 떠미는 군중은 빠르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는 소양인 성질이 동조되고 유행되고 전염된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에 따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미 눈치챈 분도 있겠지만 한국은 소양형국가로 생각된다. 그럼 일본은? 중국은? 미국은? 프랑스는?

밤 비

            이인석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

어디선가 목메어 우는소리

어쩌면 내 가슴서 흐르는 소리

누군가 다정하게 속삭이는 소리

멀리서 가까이서

지나간 설움을 이르는 소리

떠나간 여인의 발자욱 소리

밤이면 문 앞까지 돌아오는 여인의 소리

다시는 오지 말자 뉘우치는 소리

이밤이사 산짐승도

무릎을 안고 흐느끼는 것일까

이시는 어떠한 감정상태에서 쓴 시 같은가?

나 는 아 주 달 라 졌 다

                쿠로다 사부로오(黑田三郞)

      나는 아주 달라지고 말았다

      과연 나는 어제와 같은 넥타이를 매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가난하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무 자랑거리가 없다

      허지만 나는 아주 달라지고 말았다

      과연 나는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술에 취하여

      어제와 마찬가지로 멋대로 세상을 살고 있다

      허지만 나는 아주 달라지고 말았다

      아마

      엷은 웃음과 벙글거리는 웃음

      입속으로의 웃음과 바보 같은 웃음 속에서

      나는 눈을 꼭 감는다

      그러면

      내 속에서 내일을 향해 날아 가는

      희고 아름다운 나비가 있는 것이다

이시는 어떠한가?

작가가 연애시절에 지었다는 시이다.

사 랑 이 란

            김후란

      사랑이란

      몸을 굽혀 너의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외롭고 슬프고 즐겁고 환한

      내가 미칠 것 같은 것이다

      내가 지상(至上)의 왕과 같은 것이다

      조락(凋落)직전의 은행나무는

      스스로 황금물결을 쏟으며

      고고히 열매 맺는 기쁨을 가졌다

      무심한 세월에 솟구쳤던 미움들이

      일순 와르르 무너져 가고

      헤어날 수 없는 망각의 늪에선

      갈매기 떼가 한없이 날아 오른다

      산마루엔 멋칫 선 구름 한 조각

      발밑엔 은밀한 낙엽들의 뒤설 레임

      혼신(渾身)의 몸부림으로 나목(裸木)이 된

      두개의 영혼은 무한히 살아

      사랑이란,

      내가 죽도록 그 안에 안기어 가는 것이다

이시는 어떠한가?

희, 노, 애, 락의 성정중 어느 것이 두드러 지는가

미 라 보 다 리

        아뽈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속에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보면

      우리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세월은 흘러간다 이 물결처럼

      우리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