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양이 보는 것은 세회에 넓게 통하는 때문에 소양의 氣는 등뼈에 충족하여 지라로 돌아가는 것이 많고 소양이 맛보는 것은 지방에 넓게 통하지 못하는 때문에 소양의 정(精)은 방광에 충족하지 못하여 콩팥으로 돌아가는 것이 적다. 소음이 맛보는 것은 지방에 넓게 통하는 때문에 소음의 精은 방광에 충족하여 콩팥으로 돌아가는 것이 많고 소음이 보는 것은 세회에 넓게 통하지 못하는 때문에 소음의 氣는 등뼈에 충족하지 못하여 지라로 돌아가는 것이 적다. 」

- 원 문 -

확대된 평면적 (시각적 인식태도)와 다면적 인식태도 (미각적 인식태도)의 차이는 직감, 빠름과 分別 확실함이라 한 바있다. 그것이 바로 시각과 미각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눈으로 보는 것은 맛보는 것만큼 - 시각적 인식에도 정확함이 있을 것 같지만 - 확실하지 못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만 우리가 보는 것의 대부분은 허상이고 독단인 경우가 많다. 백번보는 것은 한 번 맛보는 것만 못한 것이다. 인간은 시청후각적 태도를 모두 갖고 있고 골고루 활용하지만 그중 어느 하나가 나반이 되어 다른 것보다 위에서 다른 것들을 이끈다. 그리고 개인적인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 세회, 지방

앞서 필자는 세회는 사회, 문화, 환경에의 적응, 대응, 이용, 활용 등을 말하고 지방은 사회적, 자연적 환경을 말한다고 한 바 있다. 세회와 지방 역시 구별을 위해 이렇게 말했지만 세회와 지방이라는 그 단어 이외에는 말이 길어질수록 서로간 중복되는 개념과 관념을 일으킬 수 있고 서로 구별하기가 힘이 든다.

지방은 사회, 문화 제도나 구조적인 면이 많다. 대개의 나라에서 차가 다니는 도로에는 제한 속도가 있게 마련이다. 학교도 있고 정부도 있고 음식점도 있고 공항도 있고 자연환경, 지역적 환경도 있고 법도 있고 규칙도 관습도 있다. 이러한 것을 지방이라 한다.

세회는 이러하다. 차가 다니는 도로에는 제한속도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지키고 안 지키고는 각자 마음먹기 나름이다. 병마개는 꼭 병따개가 있어야 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젓가락으로도 또는 두병의 병마개를 엇갈려 딸 수도 있고 급하면 이빨로 딸 수도 있다. 아니 병마개는 꼭 병따개로 따는 식으로만 만들어야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비틀어 따게 만들 수도 잡아당겨 따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제주도는 꼭 비행기만 타고 가야한다는 법은 없다. 부산 가서 배로 가도 되고 목포 가서 배로 가도 될 것이다. 날씨가 춥다고 겨울에는 따뜻한 남쪽나라로 내려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불을 사용하고 옷을 두껍게 만들어 입으면 되는 것이다. 사고로 건물이 무너졌는데 함부로 부상자들을 꺼내지 못해 구조대가 올 때까지 가만히 있거나 발을 동동 구를 수만은 없다. 우선 급한 대로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해야 하는 것이다.

대체적인 소양인은 직감이 빠르고 언행도 빠르다. 때문에 시간을 끌다가 일을 못하는 경우는 대체로 적다. 오히려 대체로 서둘다가 일을 그르친다.

소양인은 대개가 빠르지만 ( 모든 - (빼기) 대체적인 ) 소양인은 느린 모습을 많이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더디다. 신중을 기해야 할 때나 스스로의 빠름에 대한 반작용에서이다. 대체적인 소음인은 정밀하고 몇 번이고 확인을 한다. 언행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지만 차분하고 침착한 편이다. 그러나 주저하고 망설임을 잘한다. 확실성을 찾는 것이다. ( 모든 - (마이너스) 대체적인 ) 소음인들은 빠르다는 표현보다는 당돌하고 겁이 없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 이럴땐 지나치게 무모하고 경솔하고 용감한 면도 자주 나타난다.

어떤 분들은 양인들을 돈키호테식의 행동형 음인들을 햄릿식의 사색형으로 생각하려 할 것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분류는 곧 무리가 드러난다. 태양인의 경우 매우 깊은 사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음인 역시 일을 해치울 땐 전격적으로 해치우기 때문이다. - 그럴 수밖에 없다. 그 만큼 많이 준비하고 검토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 양인들을 외향성, 음인들을 내향성의 성격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많다.

소양인의 경우 명랑 경쾌한 외향성의 성격이 대체로 많지만 쉬 침울해지고 이것이 개인적 성장환경이나 문화 등이 영향에 따라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 되기도 때문이다. 이점은 음인 역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외향성의 성격이 되기도 한다. 또한 내외향성의 성격은 바뀔수도 있다.

사람들은 무엇을 믿을까?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축적한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는다. 이것은 고정관념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양인들은 대체로 고정관념이 쉽게 흔들린다. 그리고 매우 완고하기도 하다. 이것은 신념이 부족해서이기도 회의적인 성품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만큼 영감이 많고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아서 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하여 좋다 생각되면 이것저것 안가리고 별 생각 없이 활용하기도 한다.

이점에서 소음인들은 고정관념의 갈등이 적다. 적으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평소에 확실하게 다져서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음인은 (태음인도) 원래의 관념이나 버릇 등을 잘 바꾸지 못한다. 그러나 태음인이 아예 겉이나 속이나 대체적으로 못 바꾸는 것에 비해 소음인은 겉은 쉽게 바꾸기도 한다. 그러나 진짜 버릇은 태음인보다도 더 못 바꾼다.

세회와 지방간의 관계 역시 시이소오의 양편이라 하겠다. 고속도로 규정속도가 100km이하라면 100km이상 달리면 규정속도에 어긋나는 것과 같다. 계획이 완벽할수록 임기응변은 적게되고 규칙이 많고 법을 엄격히 지키려 할수록 그만큼 인간의 행동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로에선 반드시 정해진 차선으로 규칙에 따라 차들이 운행되는 것은 아니다.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재주 있게 운전할 수도 있다. 물론 소양인들이 이런 것에도 능하다. 음인들은 좀 둔하다. 그러나 모두가 무질서한 소양문화에선 너나 없이 모방될 수 있다.

소음인이 지방에 넓게 통하고 소양인은 세회에 넓다. 쉬운 말이 아니다. 이 책을 끝까지 보아야만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벌써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어떻게 써먹을까 생각하고 있기도 할 것이다. 대체로 양인 그 중에서도 소양인일 것이다. 또한 소양문화에 물든 사람일 것이다.

제갈량과 장량 : 제갈량과 장량은 둘다 지모가 뛰어났던 사람들이다. 장량은 韓나라 사람으로써 진시황에 대한 테러에도 관여했던 사람이며 東夷족의 인물로 생각되기도 하는 사람이다. 필자는 제갈량은 소음인 장량은 소양인으로 생각한다. 두사람 다 유씨를 도왔고 "머리"를 제공하는 사람이었지만 차이가 있다. 완벽과 빠름이다.

제갈량은 스스로와 사마중달의 표현대로 조심하고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으며 철저한 계획에 따라 완벽한 준비를 한 후에 일을 실행하는 사람이었다. 결국 그것이 그의 건강에 무리를 주어 스스로의 수명을 단축하는 원인이기도 하였었듯이 모든 것을 세세한 것까지 빠짐없이 생각하고 챙기고 준비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하긴 유방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일은 "소하"의 일이기도 했고 장량은 그 만큼 큰 부담이 적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착실히 내실을 다진 뒤에 출사표를 내고 중원 정벌에 나선다. 그러나 6번에 걸친 출정은 모두 실패로 끝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국력과 인력이 열세에도 있고 지나친 완벽을 기함에도 있을 것같다. 이른바 동쪽에서 소리치고 서쪽을 공격하거나 배후를 돌아 심장부를 공격하는 식의 과감하고 신속한 작전은 제갈량에게선 수비할 때 이외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하여간 신출귀몰한 전략과 착실한 내실을 다지기로 간판만 있었던 촉을 천하를 다투는 삼국의 하나로 만들어 놓긴 하였다.

장량에게는 이러한 완벽성과 만반의 준비는 별로 없다. 그는 상황에 따라 신속히 대응하고 때론 숙이고 때론 기대며 치고 빠지며 동에 나타나고 서쪽을 공격하는 전술에 능한 사람이다. 장량의 전술은 매우 신축성이 있으며 임기응변에 능하고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적의 수비에 혼란을 일으키거나 예측을 어긋나게 하는데 있었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책을 보는 것도 아마 재미를 더하리라 생각한다.

꽃과 언어

문 덕 수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가

쓰러진다

꽃의 둘레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는 언어가

불꽃처럼 타다간

꺼져도

어떤 언어는

꽃잎을 스치자 한 마리 꿀벌이

된다

 

서글픈 약속

江聞章子 (에마아게꼬)

바다 저쪽에 가자고 했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여기를 빠져우리들은 정답게

나가자고

약속하였네

당신은 언제나

빠리

나는

상아해안이 좋아

희망봉이 좋아

남미가 좋다고

말했네

아아

그약속을

약속만을 해놓고서

악마는 우리들을 갈라 놓았네

이제 당신은

돌아오지 않네

돌처럼 차갑게 가로 누워서

이젠 나의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네

독자는 이시를 읽고 어떤 감정이 일어나는가 ?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신석정

내마음의 어딘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날 빛이 빤질한 은빛을 돋우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론도론 숨어 있는 곳

내마음의 어딘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또 이런 시를 읽고는 어떤 감정이 일어나는가?

낙 엽

구르몽

시몬, 나뭇잎새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오라 우리도 언제가는 낙엽이리라

가까이오라 밤이오고 바람이 분다

깊은 심연 속에서

    보들레르

내마음 떨어진 캄캄한 심연 밑바닥에서

연민을 비나이다, 내 사랑하는 유일한 그대여

이건 납빛 지평선의 침울한 세계

거기서 어둠속에 공포와 고독이 떠돌고

열기없는 태양이 여섯달을 감돌고

또 여섯달은 어둠이 땅을 덮으니

이건 극지보다도 더 헐벗은 고장

짐승도 개천도 푸르름도 숲도 없구나!

그런데 이 얼어붙은 태양의 잔인성과

태고의 혼돈과도 같은 이 광막한 어둠보다

더 끔찍한 것 세상에 없어라

멍청한 잠속에 잠길수 있는

더없이 더러운 짐승팔자가 샘나는구나

그토록 시간의 실타래는 더디 풀리네!

독자는 이런 시를 읽으며 각자 어떤 마음의 움직임이 일어나는가?

이런 시는 희, 노, 애, 락의 성(性), 정(情) 중 어느것이 위주로 된 것 같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