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체질론과 황제내문경의 유래

동양, 정확히 말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체계적인 체질구분은 ' 황제내경 ' 이라는 책속에 나타나있다. ' 황제내경 ' 은 동양의학 최고의 고서로써 내경에서 말하는 의학의 원리는 오늘날의 한의학 이론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황제내경' 속의 체질구분론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황제내경의 유래부터 알아보자.

단군왕검이 태어나기 300년 전인 BC 2700년 동북아 지역은 크게 오늘날의 중국민족계열의 종족과(화하족 : 華夏族) 한족(桓族)이 있었다.(환족이라고도 한다)

한족은 한웅이 건국한 신시(神市)에(신불 이라고도 읽는다) 속해있었다. 한(桓)족은 우리 민족의 조상뿐 아니라 오늘날의 중국민족 상당수와 과거 역사책에 나와있는 만리장성 이북지역의 많은 종족들의 조상이 된다.

이때 한족계열에 자부(紫府) 선생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태백일사 마한세가에 보면

「 때마침 자부선생께서 칠회제신(七回祭神)의 책력을 만드시고 삼황내문(三皇內文)을 지어 천폐(天陛)께 진상하니 천왕께서 이를 칭찬하였다. 삼청궁(三淸宮)을 세우고 그 곳에 거하시니 공공(共工), 헌원(軒轅), 창힐(倉   ), 대요(大撓)의 무리가 모두와 여기 서 배웠다. 」

란 글이 나온다. 천왕이라는 표현이 일본식 표현 같지만 채옹이라는 학자에 의하면 그 임금을 '하늘' 로써 표현하는 것은 동이(東夷)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하기는 일본도 동이족의 한 갈래이긴 하다. 한웅 할 때의 '한' 은 '하늘' 에서 나온말이라 생각된다. 지금의 한자 개념으로써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자부선생은 신시 5대째의 천왕인 태우의 한웅 때의 인물인 발귀리("밝힐이"곧 무엇인가를 밝힐 사람이라는 뜻 : 이러한 해석은 필자의 글 "이두"편은 보면 왜 이러하게 풀이하는 가를 알 수 있다.) 의 후손으로써 발귀리는 역(易)의 8괘를 처음으로 창안해낸 태호 복희(밝해 곧 밝은해란 뜻일 것이다) 씨와 같이 학문을 하였다 한다. 칠회란 오행의 木, 火, 土, 金, 水에 天, 日 혹은 日, 月이 더해진 것이다.

칠회제신이란 첫날에는 天神 (혹은 日神), 둘째 날에는 月神의 순서로 水, 火, 木, 金, 土의 순서로 하늘에 제사지내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오늘날의 일주일이다.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는 일주일의 단위는 기독교 성경에서 구약에서 유래한다. 본격적인 구약의 출발점은 아브라함 부터이다. 문정창씨에 의하면 아브라함은 서양문며의 뿌리라는 "슈메르" 의 후손이다. 문정창씨는 슈메르 민족이 소호금천씨 계열이었다 하는데 소호금천씨는 신라를 세운 주력세력이었기도하다. 한단고기에 의하면 아주 오랜 옜날 우리민족은 12개의 나라로 되어 있었다. 그 중에 "수밀이"국이 있는데 임승국 교수는 이 "수밀이" 국이 슈메르를 말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는 일주일은 어떤것일까?

대요는 중국 고대의 성인이라는 요임금의 선조를 말하는 것 같다. 창힐은 오늘날의 중국문자의 시조라 한다.

여기서의 3황이란 천·지·인을 말하고 있으며, 중국인들이 말하는 3황은 복희, 신농, 헌원을 말한다. 그러나 한단고기에서는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선조라고 하는 헌원도 한(桓)족 계통의 인물이라고 한다. 치우천왕은 오늘날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시조라고 하는 황제 헌원과 전쟁을 오랫동안 하였었다. 탁록이라는 벌판에서의 결전 후 이 전쟁은 치우의 승리로 끝나고 헌원은 치우를 만나러가다 자부선생이 살고 있는 곳을 지나치게 되었다. - 이때의 결전을 산해경 등의 중국 측의 사서에서는 헌원의 승리로 끝났다 한다. -

단기고사(檀奇古史)에는 이때의 상황을 이렇게 적었다.

" 그때에 자부선생이라는 도가 높은 분이 있었다. 위로는 천문을 두루 통하고 아래로는 지리를 살피며 특히 도덕이 고상하였다. 이에 황제 헌원이 와서 수학한 후에 삼황내문경을 받아서 귀국 하였다. "

이때의 상황은 중국 진나라 시대 갈홍(葛弘 : AD 283∼343)의 ' 포박자(抱朴子) ' 란 책의 기록에도 보인다.

<옛날에 황제 헌원이 있었다. 그가 동쪽으로 청구에 이르러 풍산을 지나 자부선생을 만나 삼황내문을 받아 이를 가지고 온갖 만가지 신을 부렸다.>

- 임승국 역 한단고기에서 요약 -

이때의 실제 상황이 어떠했는지는 이 책에서는 판단을 하지 않기로 하겠다. 다만 자부선생이라는 인물에게서 헌원에게 ' 삼황내문경 ' 이라는 책이 전해진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럼 三皇內文이란 책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또하나 평범한 기록 같지만 위의 글은 이후 동북아시아의 문화적인 판도가 점진적으로 그리하여 나중에는 대대적으로 자리 바뀜하게 되는 실마리가 되는 단서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다. 즉 고대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문물이 지금의 중국땅에서 더욱 발전한 것이다.

삼황내문이란 책은 정확한 그 내용을 고증할 수는 없으나 제목으로 추론해 볼 때 다음과 같았을 것이다. 삼황이란 천·지·인을 말하고, 內란 안·속·참을 뜻하며 형이상학의 용어로 하면 본체·본질을 말하는 것일 것 같다. 文은 글자나 문체라는 뜻 이전에는 무늬, 모양, 꾸밈 등의 뜻이였다.

「 說文解字注에 보면 文이라는 것은 사물의 현상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文者物象之本) 」

- 최영애 한자학 강의 中 -

文이란 글자, 문체 등의 뜻 외에 理(리)자와도 통하는 면이 있다. 理(리)자 역시 무늬, 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文이 겉모양을 뜻한다면, 理는 내적인 것, 더 본질적인 것을 말한다. 그러기에 내문(內文)이라하면 理와 거의 같은 뜻이 된다. - 理에 대해서는 理氣론편에서 상세히 다룬다 - 삼황내문이란 천·지·인의 이면에 담겨있는 모습, 무늬, 모양이 어떠한가를 말하고 있는 책인 것이다. 천지인의 이치를 담고있는 책일 것이란게 추리된다. 이른바 역(易)과 오행의 사상이 담겨있는 책인 것이다. - 이때의 易은 단순히 유가에서 말하는 것으로만(특히 주역)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도가적인 내용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단정이 필자의 너무 심한 억측일까하는 문제는 비판의 대상이 되겠다. 삼황내문경은 당시 神市의 문자였던 녹서(鹿書)로 기록되어 셋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는데 그 내용이 어떠한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 태백일사 中 ' 의 소도경전 본훈 속에 어렴풋이나마 그 내용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제내경과 소도경전 본훈, 특히 그 중의 천부경과 삼일신고 등의 내용을 볼 때, 삼황내문경은 세가지의 주된 내용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우주론 - 자연과학적 이론 - 과 의학적인 내용, 그리고 도덕이나 윤리, 혹은 종교적인 사상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필자의 견해를 수용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의문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자부선생을 통해 헌원에게 넘어간 삼황내문경속에 황제내경의 내용이 있었는가? 즉 황제내문경이 황제내경이거나 황제내경의 뿌리인가 하는 것과

둘째, 이 당시 황제내경의 방대한 사상과 학문적인 이론이 실제 있었고 또 그것을 기록할 문자가 그 정도로 풍부하였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설사 필자의 추리대로 황제내경이 삼황내문경 중의 우주론과 의학적인 부분에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그 정도는 지금 전해지는 내경의 내용보다는 완전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내경은 이후 수천 년을 두고 발전해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삼황내문이라는 단어에 易과 오행의 의미가 있음은 - 점과 상수해석, 의리해석 등의 주역식의 易이 아니다 - 분명할 것 같다.

易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계속 말하여 갈 것이다.

「 내경에는 영추 통천편에 오태인론과 영추 음양이십오인편에 음양이십오인이 있다. - 내경은 크게 素問과 靈樞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

오태인은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 음양평화지인으로 구분되며 각 상인이 특징은 다음과 같다.

태양인 : 양이 많고 음이 적다. 큰 일에 관해 말하기를 좋아하고 능력이 없는데도 허풍을 잘 떤다. 일만 벌려놓고 수습을 못하고 자신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여 반성할 줄 모른다.

소양인 : 양이 많고 음이 적으며, 스스로 귀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관직에 만족하지 못하여 외교에 능하고 실속이 적다.

태음인 : 음이 많고 양이 적다. 탐욕스럽고 인내가 적다. 안에 있기를 좋아하고 밖에 나오기를 꺼린다. 마음이 안정되어 있고 동작이 느리다.

소음인 : 음이 많고 양이 적다. 조금 탐욕스럽고 남을 해하려는 마음이 있다. 남이 잘되는 것을 싫어한다.

음양평화지인 : 음과 양이 균등하다. 안정되고 무엇이든지 담담하게 대처한다. 모든 일에 상황에 맞게 대처한다. 」

- 주역과 중의 법인문화사 刊 -

음양평화지인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일 것이다. 그러나 선천적인 음양평화지인은 있을수 없다. 내경속에서 말하는 음양평화지인처럼 행동하는 것도 문화에 따라 이상적이 아닐 수도 있다.

태음인과 소음인의 구분은 비교적 사상의학에서 나오는 태음인, 소음인의 성격적 특성과 비슷한 점이 많으나 태양인, 소양인은 서로 섞여 있다. - 앞서 갈레누스나 칸트 등의 분류에서는 양인은 비교적 구분이 잘 되어 있으나 음인에 대해서는 모호한 점이 있었다. 이것도 동서양의 차이일까? -

영추통천편에 나오는 木, 火, 土, 金, 水의 오행에 의거한 음양이십오인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하겠다.

중국인들은 주역의 8괘에 의해서도 체질을 구분하여 놓았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이며 가장 과학적인 분류법이라 한다. 그러나 이 8괘인은 언제부터 - 내경보다 먼저인지 - 인지 기록이 없으며 과학적 분석의 가장 기본인 실증적인 분석이 결여되어 있다. 단지 괘가 뜻하는 개념에 따라 인간을 적용하여 풀이하였을 뿐이다. 8괘인은 주역에서 연역되었다.

주역을 말하려면 태극을 말하여야만 한다. 자세한 것은 음양론과 유학편에서 다루고 약간만 알고 넘어가자.

태극이란 우주 구성의 이치일 뿐아니라 인체구성의 이치가 될 수도 있다. 우주와 인간은 모두 하나의 이치 속에 있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 자연현상, 동식물의 생멸, 심지어 인간들이 엮은 역사까지도 태극의 이치 속에 있다. 인간뿐 아니라 해, 달, 별을 비롯하여 모든 동식물과 자연계의 모든 것은 반드시 그러하게 된 그 이치가 있어서 존재한다. 그 이치는 둘도 셋도 아니다. 하나인 것이다. 그것이 태극이라는 말로 표현되어 질 수 있다. 때문에 태극이 연역된 음양은 자연계의 구조와 동식물의 생멸과 구성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단지 ' 어떻게 ' 와 ' 무엇으로 ' 가 남는다.

음양이 연역된 8괘인은 우주 속의 좁게는 지구상의 인간들 역시 태극의 이치 속에 있으며 그에 따라 8괘인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가볍게 읽어주기 바란다. 8괘는 건곤감리진태간손을 말한다. 괘는 ㅡ , - - 라는 부호로써 나타내어지며, ㅡ 는 양, - - 는 음을 말한다. 그리하여 건은 ≡, 곤은 , 감은 , 리는 , 진은 , 태는 , 간은 , 손은 라는 부호로써 표현된다.  ㅡ 과 - - 는 많고 적음과 그 부호가 속하는 위치에 의해 그 괘가 내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이 다르다. 가령 건(≡)은 양이 많은 것이고, 감()은 양이 적고, 음사이에 끼어있는 괘이다. 각 괘는 저마다 개념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귀납과 연역하기에 따라 8괘인도 연역되어져 나온다. 즉 8괘인은 괘의 특성을 연역, 인간을 분류하여 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상의학에서처럼 선천적 체질과 신체 장부적 특성에 의거하지 않았기에 그저 그렇다는 가정일 뿐이 된다. 물론 가정적인 결론하에 임상적인 관찰도 뒤따르고 이런 것이 어우러지며 이론을 발전시켰을 것이다. 가령 괘는 불로써 그 괘의 주된 특징이 설명된다. 밖은 양이고 안은 음이며 사람이 갑옷을 입은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겉은 단단하나 속은 비어있는 대나무 등도 생각하여 볼 수 있다. 는 이러한 특징을 표현하는 부호인데 이러한 개념을 연역하여 괘인은 하늘의 火의 기운을 받아 얼굴색이 붉고 체격이 견실하다.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두려움이 없다는 식의 생각을 이끌어 낼 수가 있다. 손()괘는 괘의 이름이 風(바람)이며 밖(또는 겉이나 위)은 강하고 안(또는 속이나 아래)은 약한 것이며, 강했던 양의 기운이 풀어지며 흩어지는 것을 뜻한다. 이런 괘의 뜻에 따라 손괘인이 연역되어 질 수 있다. 손괘인은 얼굴색이 누렇고, 체격이 수척하며, 성질이 급하고, 움직이기 좋아하며, 외향적이고, 민감하며, 의심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곤괘인은 곤()은 땅(土)이며, 땅의 일반적 속성에 따라 얼굴색이 누렇고, 살이 쪘으며, 키는 작고, 얼굴은 크며, 유순하고, 마음이 너그럽고, 느긋하며, 내향적이라 한다. 이 외에 건괘인도 있고 간괘인도 있으나 모두가 이와 같은 식이다.
내경의 오태인론이나 음양이십오인, 주역의 관점으로 분류한 8괘인론 등은 비교적 신체적·성격적 행동상의 특징이 자세하긴 하나 이 역시 음양오행의 이론을 연역하였을 뿐이었다.

이에 비해 사상의학은 이론의 연역이 아니라 먼저 귀납적으로 사상인이 분류된 점이 다르다 하겠다. 사상의학과 종래 한의학의 체질 분류는 정반대의 방향에서 그 논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즉 많은 사람들의 주장대로 사상의학은 역(易)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현실의 경험과 분석을 통하여 얻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상의학이 易 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제마 선생이 알고 있었건 모르고 있었건 동의수세보원에 나오는 사상인의 분류는 易에서 말하는 사상인을 옳게 찾아낸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상 체질구분에 대한 동서양의 논의들을 검토하여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