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神)

우리 말에 신(神)들린듯 일을 한다느니 노래를 한다느니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神의 쓰임새를 어떠한 경우에 우리는 사용할까. 아마 정신나간 사람처럼 무엇엔가 몰입되어 있을때 그런 말을 할것이다.

신이 내리다. 신이 들렸다하는 무속에서 쓰이는 말은 어떤 경우에 사용할까. 신이 들린 무속인은 맨발로 작두위에서 춤을 추고 미래의 일이나 인간의 앞날을 예언하여 주기도 한다. 그러나 나중 정신이 돌아와서는 잘 기억을 못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정신속에 다른사람 특히 과거의 뛰어난 어떤 인물이 들어와 자신의 몸을 빌어 그러한 말을 한다고 한다. 이럴경우 신이 들리기도 한 것이지만 자신의 혼(魂)이 잠시 자리를 비켜 준 것이기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그들의 정신속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신(神)은 우리 민속신앙의 삼신(한인, 한웅, 단군왕검), 성경에 나오는 여호와나 그리스 신화속의 여러 신들을 말할때도 쓰인다.

이번엔 神자를 파자하여 보겠다.

신(神)이란 示와 申의 合子이다.

시(示)는 하늘에 존재 할 것이라 생각되는 그 어떤 절대적인 권능을 가진 존재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의 모습을 본뜬 글자이다. 마땅히 높은 곳에 만들어져 잘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할것이다. 申자는 번갯불의 모양에서 나온 글자이다. 마치 어둠속에서 빛이 번쩍할때의 그 경외스러움과 그때 잠시 비추이는 세상의 모습에서 의미를 생각해 보라.

神이란 이 示와 申의 뜻이 합해진 글자이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번개가 번쩍 비출때 저 높은 곳에 보이는 제단처럼 경외스럽고 숭엄한 무언가를 의미하고 있다.

신(神)을 아는 것이란 어둠속에서 세상의 모습을 보는 것이기도 하리라. 그래서 신(神)을 아는 것이란 易을 아는 것이고 음양을 아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신이 통한 사람 곧 신통한 사람은 시공과 이치를 뛰어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물론 태양인이 이런 능력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

인간에게는 이러한 신(神)이 사람마다 있는 것이다.

필자가 말하는 신(神)에 대한 생각이 이제마가 동의 수세보원을 쓰며 생각하였던 신(神)의 개념과 비슷한지는 확신이 없다.

아마 이제마의 생각과도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 영(靈)

이번엔 령(靈)에 대해 생각해보자

인걸은 지령이라는 말이 있다. 풍수지리적인 말로써 훌륭한 인물. 뛰어난 인물은 땅의 기(氣)를 받고 태어난다는 말이다.

조상의 음덕이 자손에까지 미친다는 말은 조상의 령이 후손에까지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한다. 동양에서는 특히 한국에서는 전생과 내세에 대해 말하는 것이 별로 어렵게 인식되지는 않을 줄로 믿고 계속 써 보겠다. 현재 당신의 생활 태도나 버릇 생각하는 태도를 보면 전생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지금 현세에서의 선행은 독자들의 영을 깨끗하게 한다 할수있다고도 한다.

영은 그런 의미도 가지고 있다.

령(靈)자는 (오랜 가뭄속에)많은 사람들 위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무당 -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무당이 아니라 수천년전 제단 위에서 하늘에 제사지내는 제사장을 상상하기 바람- 의 간절한 마음이나 절박한 심정으로 비가 내리기를 고대하며 신비스런 작용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심정에서 헤아리기 바란다.

그런데 이럴때 비가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정성을 다해 드린 지성이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 제사장은 영험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령(靈)에 대한 개념이다.

「신라 31대 신문왕때 동해에는 조그만 산 하나가 동해가에 있는 감은사(感恩寺)를 향해 떠내려왔다. 그 산위에는 한줄기 대나무가 있는데 낮이면 둘로 갈라졌다가 밤이면 하나로 합치곤 하였다 한다.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었는데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나으며 가물때는 비를 내리게 하고 비올때는 개며 바람을 재우고 파도가 가라앉았으므로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하였다 한다.」

- <삼국유사> 중 -

만파식적은 신(神)스러운 물건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파식적을 불면 령(靈)한 기운이 일어났을 것이다.

매우 오래 살아서, 그래서 그 눈치보는 것 하나는 사람못지 않은 동물을 두고 혹 구미호나 천년묵은 지네나 이무기를 두고 "영물"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동물이나 식물 무생물등이 오래되어 마치 생각하고 말도하며 초자연적인 힘도 갖고 있다면 靈이 생긴 것이 된다.

영험(靈驗), 영감(靈感)도 모두 영의 이러한 개념에서 나온 말들일 것이다.

영이란 지극한 정성과 마음으로 그 원하는바와 자신이 일치되는 것이다.

@ 혼(魂)과 백(魄);

영혼, 혼백 다 그말이 그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두단어를 쓸때 좀 구별하여 쓰고 있다. 데미무어가 나온 영화 "사랑과 영혼"을 "사랑과 혼백"이라 하면 좀 괴기스런 기분이 될 것이다.

백(魄)은 기백이 있다느니 할때 쓰이며 씩씩하고 굳센 패기를 말하는 것이고 혼(魂)은 '혼이 나갔다.' 할때 등에 쓰이며 백(魄)이 동적이라면 혼(魂)은 정적인 느낌을 줄것이다.

魂飛魄散(혼비백산 : 혼은 날아가고 백은 흩어졌다)은 어떤 경우에 사용하고 있는지?

글자를 파자해보자. 두글자 모두 鬼를 가지고 있다.

鬼자는 (사람의 머리)와 (사람)와 (나. 스스로)의 합자이며 죽은 사람의 넋이나 뛰어난 재주를 말하는 글자이다.

혼(魂)은 귀(鬼)자에 이르다, 말하다 할때의 云이 합해진 것이고 云자 자체는 구름이 하늘로 솟아나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백(魄)은 鬼자에 깨끗하다, 밝다, 아무것도 없다 할때의 白자가 함께 쓰인 글자이며 白자 글자 자체는 해가 위로 비치는 모습을 본뜬 글자이다.

풀이하여 보면

혼은 사람의 넋이나 정신작용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것이고 백은 사람의 넋이나 정신작용이 빛처럼 뻗어나가는 것이다.

이 책에서의 혼(魂)과 백(魄)은 죽음 이후와는 관련이 없다.

혼백이란 죽음이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이란 혼백이 빠져나감으로 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삶이란 혼백(魂魄)이 내 몸안에 있어야 하는 것이 된다.

혼(魂)과 백(魄) 두글자 모두 우리 글로는 넋이라 하지만 이 같은 차이가 있음을 알고 있기 바란다.

이제 신, 령, 혼, 백을 모두 모아 생각해보자

당신이 무언가를 의심할 때 또는 집중하여 파고들지 못할때 神이 들릴수 없다. 神은 무언가에 미쳐버려야 들릴수 (hear가 아님)있다. 당신의 생각으로 이성으로 무언가를 판단할때 그것은 神이 들린 것이 아니다.

신이 들린다는 것은 당신의 정신대신 무언가 다른 정신이 그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신이 들리다는 것은 필자로써는 확인 할 수 없다. -경험이 없기에- 다만 상상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신들린듯 하다"며 어떤 행위를 묘사하곤 할 것이다. "이렇게 쉽게 시가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는 윤동주의 시의 한 구절이 있다. 옥타비오빠스는 "누군가 내안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표현에서 신(神)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기 바란다.

영은 통하는 것이다. 동물이 사람과 통하고 제사장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과 통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향한 당신의 정신과 관념이 그것과 통하는 것이다. 신(神)과 다른것은 당신의 정신을 무언가가 대신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지금 향해 있는 것과 당신의 정신이 통하는 것이다.

혼(魂)은 사람의 넋이나 정신작용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을 상상하라고 하였었다.

분명 신들린 듯한 노래와 혼이담긴 노래는 차이가 있다.

무엇을 보고 그 차이를 구별할까? 그러나 웬만한 사람이라면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민족혼, 예술혼, 등등 혼은 이럴때 쓰이고 있다.

신(神)이 나의 정신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라면 혼(魂)은 안에 꽉 뭉쳐 있는 것이다. 내가 나와 통하는 것이다. 나라를 잃은 백성인 윤동주는 자화상에서 자신의 정체성 즉, 혼(魂) 마저 잃고 방황하는 것이다.

우리말 중에 "얼"이라는 단어가 있다.

얼이 빠졌다. 얼이적다>어리석다, 얼을 차리다할때 쓰인다. "얼"이라는 단어는 신, 령, 혼, 백 모두와 관련이 있지만 굳이 말하여 보면 혼(魂)과 가깝다.

백(魄)이란 사람의 넋이나 정신작용이 빛처럼 뻗어나가는 것이라 했다.

기백을 갖고 있다. 한국남아의 기백을 보였다 등은 씩씩하고 굳센 행동을 보인 것을 두고 말한다.

혼(魂)이 뭉쳐있으면서 풍겨나오는 것이라면

백(魄)은 뻗는 것이다. 빛처럼 비치는 것이다.

피곤한 상태에서도 몸에 힘을 주고 걷는 것 패자이면서도 기가 죽지 않는것 우리 몸의 맥박이 힘차게 뛰는것 바로 백(魄)의 작용이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정신 어떤 유혹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굳게 가지고자 하는 행위 부족하지만 떳떳하게 자신을 내보이는 행위등은 모두 백(魄)이 충만한 것이라 할것이다.

분명 백(魄)이 있는 노래와 魂이 담긴 노래도 다르다.

이렇게 신(神), 령(靈), 혼(魂), 백(魄)에 대해서 잔소리를 늘어놓았지만 과연 이런 말들이 이책에 쓰인(동의 수세보원) 신, 령, 혼, 백과는 어느만큼 의미가 통하는지 아직 모를 것이다. 이제 정의 하겠다.

필자가 생각하는 신은 신들린듯하다. 정신이 나갔다. 할때의 신의 수준을 넘지 않는다. 영은 영험하다. 영기가 있다. 영감이 좋다.

할때의 영의 수준을 넘지 않는다. 또 인용된 글과 같은 의미로 쓰고 있다.

혼은 민족혼, 예술혼 등 혼이담긴노래, 그림, 사상, 글 등 할때의 혼의 의미로 쓸것이다.

백은 기백이 있다할때의 백의의미로 쓸것이다.

위에 쓴 태양인은 신은 어떻고 혼은 어떻고 하는것은 필자가 그리 쓴것이고 수세보원 원문에 그런글은 없다. 의원론 중에 보면 태양인은 의(意)는 강하나 려(操)는 약하다 라는 말이 단 한줄있다. 이글을 연역하여 이처럼 써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