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는 기는 곧게 오르고 노여워하는 氣는 가로퍼지며 기뻐하는 氣는 놓아주듯, 아래로 내려가고 즐거워하는 ( 즐기는 ) 氣는 음푹 꺼지듯 무너지듯 밑으로 내려앉는다 」

- 원 문 -

< 그림 000 >

B의 작용은 세포하나하나에서도 일어나고 이러한 전신에서의 세포 하나하나에서의 氣의 운동의 결과 온몸에서의 氣의 운동과 이동도 일어난다. 이러한 희, 노, 애, 락의 기운의 주체는 폐, 비, 간, 신 그리고 경락, 마음이다.. 마음은 현실 속에서 각종 상황과 음식물 등 갖가지 현상적인 사항들에 영향을 받아 매우 가변적이고 유동적이다.

○는 인체의 몸통이라 생각하자. 앞서 말했듯 희, 노, 애, 락의 氣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인체내의 기(氣)의 흐름중 곧게 오르는 기(氣)를 애기 가로퍼져 오르는 것을 노기 ...등등이라 분류하여 놓은 것이다 하였다. 어째서 슬퍼하는 氣는 곧게 오르고 즐거워하는 氣는 푹 꺼지듯 내려앉는다고 하였을까.

하창수씨의 소설 중에 "수선화를 꺽다" 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소설가인 "사내"가 젊은 여자를 성폭행한 후 죽였다는 혐의로 잡혀와 "남자(형사)"에게 취조를 받고있는 몇 시간 동안의 상황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사내는 ( 그럴만한 이유에 의해 ) 누명을 쓰고있고 몽상가적인 타입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닳고닳은 인생들을 접하면서만 살아온 형사에게 우격다짐과 조롱을 받으며 취조를 받고 있다. "사내"는 살인범은 아니지만 "남자"는 혐의를 두고 윽박지르고 있는 중이다.

「 " 이봐 (자칭) 소설가 선생 ! "

천천히 들어 올려지는 사내의 얼굴 곧 눈물이 쏟아질 것처럼 벌개진 사내의 눈사위. 한줄기 맑은 콧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사내의 인중 」

사내는 어처구니없는 "남자"의 오해와 - 그러나 형사의 관점에서 볼 때는 그럴 수도 있음 - 자신의 나약한 마음과 꿈속 같은 경우에 처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도는 상황이다. 결국 "남자(형사)"는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교활한 사내에게 - 그러나 "사내"는 범인이 아니다 - 마지막 증거로 "정액"을 용기에 담아 놓을 것을 요구하며 취조실을 나간다. 사내로서는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한 수치심과 경멸감이 없을 것이다.

「" 이보게 젊은 나르시소스 " 남자를 향해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 사내. 한줄기 맑은 눈물이 흐르는 그의 눈. 그 위로 떨어지는 차디찬 남자의 목소리 " 세상은 나르시소스를 경멸하지 온몸을 다해 !"」

사람들은 누구나 슬픔을 느꼈던 경험이 몇 가지쯤은 있을 것이다. 슬픔을 느낄 때 눈이 충혈된다든가 코가 막히는 현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슬픔 뿐아니라 심한 자괴감이나 수치심, 모욕 등을 당한다고 느낄 때도 이럴 수 있고 "구토"의 주인공 로캉탱처럼 구토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애기(哀氣)에 의한 현상을 말하고 있다 생각한다.

노기(怒氣)는 가로퍼져 오른다 하였다. 노정(怒情)의 상태가 일어나 노기(怒氣)가 부조화스럽게 되었다하자. 뒷머리가 어찔해지거나 화가 나면 가슴이 꽉 막힌 듯이 답답해 질 것이다. 그 화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르거나 한숨을 푹푹 내쉬어야 할 것이다. 그러다 정말 못 참겠으면 얼굴이 벌개지며 화를 토해내야 할 것이다.

노기가 지나쳐 움직인 것이 된다. 화가 나면 얼굴색이 변하며 답답한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한참을 식식거리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노기는 가로퍼진다 하였을 것이다. 노기는 애기와 달라 화를 내도 속이 시원해지지가 않는다. 노기는 퍼져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꿈틀거리면서도 퍼져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희기(喜氣)는 놓아주듯 아래로 내려가는 氣이다. ( 책에는 방강(放降)이라 씌여있다 ) 이 희기(喜氣)가 이론대로 부드럽게 풀려나간다면 신체는 마음이 느슨해지기도, 편한해지기도, 늘어지기도하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할 것이다. 여러 가지 표현들을 적어 혼란스럽겠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고 하나의 기호에 잘못된 고정관념이 생기겠기에 이렇게 적었다.

절대 단어, 기호에 집착하지 말기를 바란다. 단어나 기호는 다만 실마리를 잡는 것일 뿐이다. 어떤 단어나 기호를 잡든 그 자체에 얽매이면 그 기호자체의 상대성으로 인해 필연코 혼란을 겪는다. ( 사상론은 이때의 혼란 속에서 "참"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 이러한 희기가 꽉 막혀있다 생각해보자. 희기는 부드럽지 못하고 간헐적으로 단속적으로 강하게 튀어나올 것이다. 이 상태에서 "희정"이라는 상태도 나타난다.

잘 발산되는 "희기"가 희성의 상태를 이끌어낸다하면 이 "희기"의 부조화는 "희정"의 상태를 이끌어 낸다. "희기"가 강하거나 원만할 때의 부드럽거나 다소 느슨한 상태가 그 상태를 이루지 못하고 격해지는 것이다. 신체의 부조화와 불편함은 곧 정신에 영향을 끼치고 강렬한 희열이나 쾌감, 흥분, 웃음, 기쁨 등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낙기는 움푹 꺼져있듯 (꺼지듯) 아래로 내려가는 기(氣)이다. 신장이 일으키는 낙기는 전신의 체액을 빨아들여 걸러내고 과하거나, 쓸모 없는 노폐물을 배출시키기도 한다. 이때 여러분이 소변이나 대변이 잘 안 나온다 생각해보자. 몸이 얼마나 찌뿌둥하고 불편하겠는가. 이론대로의 낙기(樂氣)는 쾌적하고 산뜻한 기분, 들떠있는 기분 잔잔하게 긴장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낙기가 부조화스럽다면 항상 몸이 묵지근하고 불편하고 불쾌할 것이다.

"낙정"은 이러한 때 일어난다. 막혔던 것이 쑤욱쑥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 "낙기"이다. "낙정"은 신체와 정신이 이러한 상태를 얻으려 할 때 생기는 것이다. 노기와 애기가 일으키는 상태는 구별이 쉽지만 희(喜)와 락(樂)의 상태는 필자 자신이 혼동이 많이 생겼던 탓에 이렇게 말이 많아졌다. 말이 많아질수록 실수도 많았을 것이다. 더 깊고 넓게 연구한 분들이 변별하여 비판해 주었으면 한다.

"하하하"하고 마구 웃어댈 때 틀림없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 들먹들먹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정말 우스워 떼굴떼굴 구르고 싶을 정도로 웃을 때는 배꼽을 잡고 웃는다고 한다. 누군가 간지럼을 태워 억지로라도 웃을 때 당신이 입으로 밀려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려 할 때 당신은 아랫배를 들먹거리다 눈물도 찔끔거리다 픽픽거리며 웃음이 새어나올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낙기라 할 수 있을까 희기라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낙기라 할 수 있다. 지나치게 되면 소변이 마릴 수도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초조하거나 긴장하고 있을 때 무언가에 대한 강한 기대감등으로 설레이고 있을 때 당신은 침이 바싹바싹 마르며 아마 소변이 자주 마릴 지도 모른다. ( 지나치게되면 아마 발이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 명치부분이 답답해지며 숨을 자주 쉬지 않게 되고 손발의 힘이 빠질 것이다. 그러다 침이 꼬올닥 하고 목구멍에 걸리듯이 넘어갈 것이다.

희기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희, 노, 애, 락의 氣 역시 인체의 네 가지 氣의 모습에 이름을 붙인 것일 뿐이다. 네 가지 氣가 있다는 것 즉 오르는 것, 가로퍼지는 것, 아래로 내려가는 것, 떨어져 내리는 것이 있다는 것 전체로서는 온몸에서 뭉게구름처럼 피어나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하나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슬퍼하고 노여워하는 기운은 올라가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기운은 아래로 내려간다. 위로 올라가는 기가 지나치게 많고 보면 하초가 상하고 아래로 내려가는 기가 지나치게 많고 보면 하초가 상한다. 」

- 원 문 -

똑바로 오르거나 가로퍼져 오르는 氣를 애기와 노기라 하고 ( 양(陽)의 기 ) 가로퍼져 내리거나 내려가는 氣를 희기와 낙기라 한다는 말이다 ( 음(陰)의 기 ). 오르는 氣가 지나치면 간과 신이 상하고 아래로 내려가는 기운이 지나치면 폐와 비가 상한다는 것이다. 평상시 마음의 긴장과 이완을 명상상태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몸의 상태를 만들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에서는 예로부터 中의 개념을 중요시하였다. 中은 양극단을 지향치 않는 중용의 뜻일 수도 있고 참, 사물의 핵심. 즉 절대불변의 진리를 뜻하는 中一 ( 솝울한, 서불한 )을 뜻하기도 한다.

이제마는 유학자이다. 당연히 중용의 사고가 그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었을 것이다. 중일은 사회적으로는 공통분모를 형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용이 풀어져 있고 개인적이라면 중일은 꽉 조여져 있고 사회적일 수 있다.

위의 글은 중용의 마음을 가져야 된다는 글이다. 유학에서는 지나침은 금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나치게 되어있고 지나치지 않으면 제대로 핵심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지나침"이 있는 과정에서 온갖 부조리한 문제들이 발생하더라도 말이다.

「 슬퍼하고 노여워하는 氣가 순하게 움직이면 기운이 밖으로 풍기면서 위로 오르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기운이 순하게 움직이면 기운이 느리고 편안하게 아래로 떨어진다. 슬퍼하고 노여워하는 기운은 陽이니 이것이 순하게 움직이면 순하게 위로 올라가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기운은 음(陰)이니 이것이 순하게 움직이면 순하게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

- 원 문 -

희, 노, 애, 락의 마음과 희노애락에 대한 마음의 자세를 함께 말하고 있다. 애기와 노기는 양(陽) 희기와 낙기는 음(陰)이라 한다. 음양론에서 가벼워서 위로 오르는 것은 양이고 무거워 내려앉는 것은 음이라 하였었다. 그리하여 양기는 위로 오르는 성질을 가진 것, 성향을 띤 것, 성향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음기는 이와 상대적인 성질을, 성향을 말한다.